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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기 ②
이준구  | 등록:2017-08-29 10:55:54 | 최종:2017-08-29 15:04: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실 런던은 관광객에게 멋진 도시일 뿐 아니라 그곳의 주민들에게도 살기 좋은 훌륭한 도시입니다. 런던 시내를 걸으면서 거기 사는 사람을 부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서울이란 도시에서 시민이 누리는 무형적인 편익은 헌런 시민이 얻는 그것에 비해 보잘 것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런던 시내를 돌아보면 곳곳에 만들어져 있는 아름다운 공원에 부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우리는 강남 개발을 하면서 고작 도산공원 정도의 공원 용지만을 남겨두고 모조리 콩크리트 건물들로 채워 버렸습니다. 녹지 확보율의 측면에서 강남이 세계 어느 도시보다 높다고 하지만, 도저히 개발할 수 없는 야산들을 남겨두었던 때문에 그런 통계수치가 나온 겁니다.

뉴욕의 Central Park처럼 도시를 건설할 때 아예 중심부의 광대한 땅을 공원으로 남겨 놓는 것 같은 경륜은 우리 사회에서 찾아 보기 힘듭니다. 런던의 Hyde Park를 보면서 뉴욕시를 디자인한 사람들이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런던에는 그 공원 이외에도 Regent's Park, Kensington Park, St. James Park, Green Park 등 수없이 많은 공원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공원을 찾는다면 고작 서울공원, 용산공원, 올림픽공원 등을 찾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공원들은 대체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 부근에 사는 주민이 아니면 일부러 마음 먹고 찾아야 간신히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런던의 공원들은 도심 한 가운데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Regent's Park라고 내가 런던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원입니다. (내가 16년 전 런던에 갔을 때는 매일 아침 이 공원으로 출근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것도 도시 중심부에 있어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 가서 한 5분쯤 걸으면 바로 공원 입구에 이릅니다.장미 철에는 색색의 현란한 장미들이 이 공원을 가득 채웁니다.

두 번째 사진 역시 도심 한 가운데 있는 Kensington Park에서 찍은 겁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켄징턴궁인데 다이아나 비가 거기에서 15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이 정원은 다이아나 비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흰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더군요. 이런 아름다운 공원을 마음대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혜택입니까?

런던 시민들에게서 또 하나 부러움을 느낀 부분은 세계 최고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마음대로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British Museum은 세계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박물관입니다. 거기에 소장되어 있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유물들은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걸작들입니다. 그 유명한 로제타스톤도 소장하고 있구요.

도시 중심부에 있는 이 박물관도 줄 서서 몇 분만 기다리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사진은 내가 찾은 날 마침 열리고 있던 화폐 특별전에서 찍은 Yap섬의 돌돈입니다. 이젠 내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남이 찍은 사진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내가 소개한 Tate Modern 미술관이나 National Gallery of Art도 세계 최고의 미술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미술관입니다. 그런 최고의 미술관 역시 아무나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으니 런던 시민은 정말로 복 받은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나라에서 모네 특별전이니 샤갈 특렬전이니 해서 그림 몇 점 갖다 놓고 몇만원씩 입장료 받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도 크게 다릅니다.

테이트 모던에 갔던 날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더니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오더니 그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더군요. 전문가는 아닌 것 같았는데,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가이드 투어 몇 번 따라다니면 그런 지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세계 최고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마음대로 드나들다 보면 자연히 안목이 높아지지 않을 수 없잖아요?

반면에 서울에서 시간 여유가 날 때 찾을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생각해 보세요. 기껏해야 쇼핑몰이나 동물원, 놀이동산, 운동장 아니면 영화관 정도 아닐까요? 시간 여유 있을 때 마음대로 아름다운 공원 찾아 휴식을 즐기고 미술관, 박물관 찾아 고상한 취미를 살릴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 찾아오기는 할까요?

런던 시민들에게 또 하나 부러운 점은 기차 타고 한, 두 시간만 나가면 수없이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차 타고 한 시간만 나가면 Oxford대학에 갈 수 있는데, 거긴 대학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볼 거리가 많습니다. 난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Cambridge대학도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런던 근교에서 가볼 만한 멋진 곳으로 Cotswold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국 사람들이 은퇴하고 난 다음 살고 싶은 곳으로 최고라는 지역입니다. 낮은 구릉들이 펄쳐져 있는 아름다운 전원에 고색창연한 옛 건물을이 어울어져 한 편의 그림 같은 곳입니다.

네 번째 사진이 그 지역의 Bibury라는 곳에서 찍은 겁니다. 이 길은 Arlington Row라고 하는데, 그 지역에서도 최고의 경승지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여기서 보는 집들은 옛날 양모직조업자들이 살던 집이라고 하는데, 이 거리의 사진은 영국 홍보물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번에 찾은 Cotswold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조금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었습니다. 어딜 가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마치 시장바닥을 연상하게 하더군요. 이 사진에서 보듯 사람들이 없는 호젓한 길을 사진에 담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주말에 언제든 이런 멋진 곳을 찾을 수 있다면 너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마지막 사진은 내가 런던 시민에게 부러워하는 또 하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 보는 레스토랑 야외석에서 식사를 하면 얼마나 멋있겠습니까? 음식 맛은 어떻든 간에 분위기만은 최고가 아닐까요? 비록 여기만이 아니라 런던의 어느곳에 가든 이런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널려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야외석이 있는 레스토랑이 조금씩 생기고 있지만 지나가는 자동차의 먼지만 둘러쓸 따름이지요.

마지막으로 내가 런던에서 감명 깊게 관찰했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무척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어디 가든 소란을 떨어 통제불능의 모습을 보일 때가 많지 않습니까? 난 런던에서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윈저성에 간 날 기차에서 어떤 가족을 봤는데, 6살 정도의 어린 딸은 작은 글씨로 인쇄된 두툼한 책을 내내 읽고 있었습니다. 곁눈질을 해보니 Harry Porter 책이더군요. 우리나라의 또래 애 같으면 휴대폰이나 오락기 갖고 놀았을 텐데요. 같이 가는 엄마는 단 한 번도 그 애에게 간섭을 하지 않았고, 내릴 때가 되자 그 애는 스스로 짐을 챙겨 엄마 뒤를 따르더군요.

바로 이것이 영국의 숨겨진 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식으로 교양을 쌓으니 커서도 훌륭한 시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사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제일 부럽게 느꼈던 점이 바로 그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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