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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우리 군대는 모든 적을 이길 수 있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7-08-08 14:38:29 | 최종:2017-08-25 15:11: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시진핑 “우리 군대는 모든 적을 이길 수 있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지난달 30일 내몽골 주르허(朱日和) 군사기지에서 중국이 건군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가졌다. 동영상은 열병식 전반을 담았다. [출처: 신화망-유튜브]

‘주시하오(主席好·주석님 안녕하십니까)’

열병식에 참석한 병사들이 사열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하 시 주석)에게 이렇게 외쳤다. 원래 ‘서우장하오(首將好)’라는 구호를 썼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군권을 장악한 시 주석의 1인 집권체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연출이다. 취임 이후 집권 1기 5년간 중국 인민해방국 개혁을 주도한 시 주석의 군 장악력은 마오쩌둥 이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30일 건군 9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얼룩무늬 위장 전투복 차림으로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단상에 오른 뒤 야전용 지프 차량에 탑승해 사열했다. [출처: CCTV]

우린 중국의 꿈, 인민의 꿈, 강군의 꿈 등을 거론하지만 정작 ‘시진핑의 꿈(習近平之夢)’은 모른다. 그 핵심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2020년까지 세계 최강군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특히 ‘강군의 꿈’은 과거 이념 전쟁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미국처럼 첨단 장비와 무기 개발에 힘을 쏟아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 강대국 군대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인민해방군의 의미는 각별하다. 마오쩌둥(毛澤東)이 홍군(紅軍·Red Army)을 창설해 새 중국을 건설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 인민해방군(PLA)으로 중국 을 바로 세웠으며, 장쩌민(江擇民)과 후진타오(胡錦濤)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손잡과 개인 권력을 극대화했다.

[출처: NYT]

하지만 시 주석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지를 받은 5세대 중국 지도자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지를 받지 못한 리커창은 국무원 총리에 머물러 있다. 시 주석 입장에선 지난 1일 홍군 제1군(First Corp) 창설로 시작된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일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90살을 맞는 중국 인민해방군도 ‘시진핑의 꿈’을 따라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열병식 행사를 준비 중인 중국 여군들 [출처: SCMP]

대체 ‘시진핑의 꿈’이 뭘까. 그가 군 통수권을 잡은 뒤 벌인 각종 개혁 조치를 따라가봤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의 지지를 얻었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부패하고 정치 성향이 강한 군대를 ‘적폐’의 대상으로 보고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특히 그 롤모델은 ‘미군’이다. 중국국가안전위원회(中國國家安全委員會)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을 본떠 만들었다. 시 주석은 무관 출신은 아니지만 군을 개혁하기 위해선 사람보다 ‘제도’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방식처럼 중국국가안전위원회를 통해 군을 장악하는 축도 마련했다.

지난 2013년 11월 열린 제18차 중앙위원회 제3차전체회의(第十八屈中央委員會第三次全體會議)도 창설했다. 시 주석이 위원회 주석 자리에 앉았고, 다음 해 4월 1차 회의에서 강한 중국 인민해방군 건설 ‘지침’(guidance)을 하달했다. 통상 제3차전체회의에서 한꺼번에 다루는 것을 고려하면 강군 건설 ‘지침’을 별로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시진핑의 꿈’이 반영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중국군의 개념에서 서구식 군대를 지향한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한다. 

[출처: 신화망]

시 주석은 ‘군통수권자(commander-in-chief)’ 역할을 자처했다. 무관 출신이 아닌 그가 대대적인 개혁을 주도한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본격적으로 문민통제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투쟁에 매달렸던 중앙군사위원회 기능을 미국 합동참모본부로 전환시켜 ‘권력지향적 역할’에서 ‘작전지향’ 즉, 순수 군사적인 역할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이로써 중앙군사위원회는 국가안전위원회와 함께 시 주석의 ‘군통수권자’ 역할을 어떻게 보좌해야 하는지에만 골몰하면 된다. 중앙군사위원회 기능은 기존 4대 기능에서 15개 기능으로 확대됐다. 이마저도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구조와 유사하다. 실제 5대 전구사령관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연합작전지휘소의 지시를 받는다. 정치적 목적도 상당수 배제해버렸다. 지난해부터 시 주석은 군 통수권자 직함으로 지휘소를 방문할 때마다 군복 차림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9월 괌 주변 해역에서 약 1만8000여 명의 미국 태평양사령부(PACOM) 해군, 공군 그리고 해병과 180대의 항공기가 태평양 연합훈련을 실시했다.[출처: 미 태평양사령부]

전구사령부(戰區司令部)도 미국식 통합사령부 방식을 따랐다. 지난해 2월 ‘5대 전구사령부’ 창설하면서 미국식 통합사령부 개념을 도입했다. 기존 방어 중심의 작전 체계에서 밖으로 나아가는 ‘공세적 원정작전’(expeditionary warfare) 채택했다. 전구사령부가 중국 내륙에 있긴 하지만, 전 세계 위협에 대한 대응하려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남부전구사령부는 아프리카에 주둔한 평화유지군과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자국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아프리카 지부티(Djibouti)에 해군 기지를 건설했다. 이곳엔 중국 해군 육전대(해병대)가 주둔하고 있다. 인도가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군은 태평양사령부, 아프리카사령부, 중부사령부로 나눠 전 세계 해역을 관리하는데 인도양은 애매하다. 이제 중국까지 들어서게 생겼으니 인도 입장에서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내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는 시 주석이 벌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개혁을 단순히 정치적인 ‘야심’으로 치부할 단계는 지났다. 한국과 같이 중국 인접 국가들은 시 주석의 군개혁 의지를 정치적인 의도로만 해석하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중국군은 신속하고(agile), 유연하며(flexible), 능력있는(capable) 군대로 변신하고 있다. 중국 주변국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미군의 군비 삭감 추세까지 기회로 보고 글로벌 강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군사위원회의 ‘8.1 훈장’및 명예 칭호 수여식에 참여했다. [출처: 신화망]

왜 시 주석은 중국군 개혁에 집착할까. 역사를 잘 아는 덕분이다. 20세기 초 중국은 아무리 부강해도 군이 약하고 부패하면 다 필요없음을 깨달았다. 지난해 1월 발표한 ‘국방과 군대의 심화 관련 개혁적 의견(關爲深化國防和軍隊改革的意見)’에도 드러난다. 시 주석은 문건을 통해 “2020년까지 중국군을 세계를 제압하는 강군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중국 학자들은 미군이 1947-49년(3년)에 걸친 전후 개혁, 1953-58년(5년) 간의 한국전 후 개혁 마지막으로 1986-1991년(6년) 간 대대적인 군사혁신(RMA)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시간도 말도 안 되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군사과학기술이 함께 발전하고 있어 그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군을 향한 주변국의 냉소도 한몫한다. 1950~51년 티베트 전쟁, 1950~53년 한국전쟁, 1954~55년과 58년 대만해협 사태, 1962년 인도 전쟁, 1964~65년 월남전쟁, 1969년 중소국경분쟁, 1974년과 1988년 남중국해에서의 분쟁, 1979년 중월전쟁 그리고 1995~96년 대만해협 위기 사태가 연달아 있었다. 당시 중국군은 나약했다.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피어리 크로스 암초의 위성사진. 이날 CSIS는 피어리 크로스·미스치프·수비 등 3개 암초에 중국 정부가 건설 중인 활주로, 격납고, 레이더 등 군사 설비가 거의 완성돼 이용 가능한 상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출처: 중앙포토]

주변국도 더는 조공국(朝貢國)이 아니다. 1960년대만 해도 아시아에서 중국만이 유일한 핵보유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도·파키스탄 심지어 북한까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한·미·일 군사 동맹이 굳건하기도 해 비교적 낙후된 아프리카에 거점을 확보하는 것도 활동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도 군사력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국제문제연구원(CIIS)과 중국사회과학원(CASS) 논리를 웃어넘겨선 안 된다.
 
불필요한 육군도 대폭 줄였다. 미국과 언젠가 해야 할 ‘군비통제(arms control)’에 대한 대비책이다. 중국 학자들도 거액의 국방비를 끝도 없이 투자해 미국과 군사 경쟁 구도를 유지하는 것에 비관적이다. 시 주석도 중국군 30만 명 감군 계획을 내놓으면 교통 정리에 들어갔다. 

중국군 최신예 전투기 J-20 [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마지막으로 장비와 무기체계의 현대화다. 중국은 “좋은 철로는 못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무관(武官) 비하하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철로 좋은 못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하다. 지난 9월 ‘둥펑(東風·DF)-31A’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4000㎞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

둥펑-31A은 지난달 30일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중국인민해방군 전투복을 입고 승용차가 아닌 전투차량에 탑승해 열병식에 나섰다. 중국 국가주석이 열병식을 사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서구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군사굴기(軍事崛起)라고 평가했다.

‘둥펑(東風·DF)-31A’ 신형 모델 [출처: 서륙군사]

정말 그럴까. 당장 중국이 미국이 맞붙을 능력이 안 된다. 중국과 북한이 ICBM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지만, 미국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4일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대비해 미군이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지난 5월엔 미군은 ICBM 요격체계 중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시나리오, 훈련에 모두 성공했다. 신현 둥펑 미사일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건군 9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날 그는 “우리 군대는 모든 적을 이길 수 있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멘트를 날렸다. 하지만 그 말속엔 군개혁에 대한 ‘고뇌’외 ‘의지’가 더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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