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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시대의 뉴스의 미래
매스 미디어에서 보내주는 뉴스가 사회의 상식이 되던 시절은 끝나가고 있다
김홍열 | 2015-09-14 12:57:4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요 언론사들이 보여주는 생존을 위한 노력들이 너무 처절해서 “언론(사)의 미래’에 대한 유머스러운 논평을 쓴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됐다. 지금 힘들어도 미래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으면 “힘내 임마, 엄살부리지 말고” 하면서 권력과 자본에 우호적이었던, 잘 나가던 시절들을 언급하면서 가볍게 책망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은 예전과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이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중환자에게 할 수 있는 격려라고는 두 손 꼭 잡아주고 기도해주는 것 뿐이 없다. 주여, 이 잔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시대 뜻대로 하시옵소서.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영주 연구 센터장이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 ‘TV에서 뉴스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다. 그러나 글 말미에서는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티브이에서 뉴스가 사라질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제목은 이미 틀렸을 수도 있다. 이미 우리는 티브이로 뉴스를 보지 않는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김영주는 이 글에서 영국의 BBC가 뉴스 채널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한국의 경우에도 이미 인터넷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TV를 앞섰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의 소비가 TV나 신문 같은 전통 매체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현상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문제는 뉴스 소비 플랫폼의 변화가 아니라 뉴스에 대한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뉴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뉴스가 한 줄 기사로 정리되든 이미지나 사진으로 보도되든 또는 동영상 클립으로 유튜브에 올라오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뉴스를 소비한다. 읽고 댓글 달고 확산시키고 만들어 낸다. 어느 순간에도 사람들은 뉴스에서 눈과 손을 떼지 못한다. 오히려 더 친근해졌고 일상적이 되었다. 이제 뉴스는 매스 미디어가 뿌려주던 전통적 의미의 뉴스에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모든 것으로 확장됐다. 데이터, 정보, 뉴스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전달되는 매체 또한 구별의 의미가 없다. 팟캐스트는 이미 일상이 되었고 모든 모바일이 뉴스의 소스가 되는 동시에 뉴스 전달의 매체가 된다. 문제는 뉴스가 아니라 뉴스 전달의 방식이 변화됐다는 것이고 전달 방식의 변화가 뉴스의 속성을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근대적 의미의 뉴스의 기원은 두 네트워크 출현에 그 출발점을 두고 있다.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의 발명과 설치가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기차, 고속도로와 같은 물류망의 구축이다. 전자는 TV와 라디오의 전국망으로 이어졌고 후자는 신문, 잡지, 공보물의 배달 시스템으로 활용되면서 근대 국가 성립의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두 네트워크는 자본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기 위해 필요한 상품 유통 시스템이기도 하다. 상품의 물질적 형태는 물류망으로 전달되고 상품에 관한 정보는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된다. 두 네트워크의 구축과 운영은 시기마다 나라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서구 유럽의 경우 대부분 근대 자본주의 성립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제국주의의 발흥 시점에 대규모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근대적 의미의 뉴스가 성립한 것은 바로 이 시점이다. 국가와 자본이 근대 국가 성립이라는 동일한 목적에서 구축한 두 시스템을 통해 뉴스는 전 국가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와 물류망의 구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 운영 주체는 국가 또는 거대 자본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뉴스의 운영 주체도 국가나 거대 자본이 주도하게 된다. 그리고 뉴스 소비자는 성찰적 개인이 아니라 모여져야만 의미가 있는 설탕 덩어리 같은 존재, 즉 대중 (Mass)이다. 매스 미디어가 시작되면서 뉴스는 당연히 종속적 성격을 띄게 된다. 우선 반국가적 또는 반시장적 성격의 뉴스는 제외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매스 미디어가 국가와 자본에 포섭되어 있는 한 예외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매스 미디어 시스템 하에서 더 강조되어야 할 뉴스의 속성은 네트워크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뉴스가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선택된 뉴스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일종의 공적 담론으로 포장하게 된다. 결국 뉴스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사회적 상식이 된다. 뉴스에서 멀어지거나 뉴스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은 일탈이 된다. 문화 역시 이런 환경에 포섭된다. 예를 들어 미의 기준은 매스컴에서 칭송하는 스타 탤런트에 의해 정의된다. 이것이 근대 뉴스의 본질적 특성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등장으로 활성화된 인터넷 네트워크 이후 뉴미디어, 일인미디어, 멀티미디어 등 여러 용어와 개념이 등장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반 (反) 매스 미디어고 네트워크 미디어다. 매스 미디어와 달리 열린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뉴스 생산자, 운영자, 소비자가 될 수 있다. 매스 미디어에서 개인은 그저 단순한 정보 수신기의 역할밖에 못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알리고 싶은 것이 뉴스가 된다. 뉴스는 드라마와 달리 팩트에 기반하고 있다. 소수 천재에 의한 창작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참여자가 많을수록 뉴스는 더 풍요로워 질 수밖에 없다.

매스 미디어에서 보내주는 뉴스가 사회의 상식이 되던 시절은 끝나가고 있다. 매스 미디어의 뉴스는 여러 뉴스 중 하나일 뿐이다. 당연히 뉴스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그 기반 위에서 언론사를 유지하려던 방식은 더 이상 의미 없게 돼버렸다. 조중동이 종편에 진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스 미디어에 의한 뉴스의 독점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고 매스 미디어가 보내주는 뉴스에 사회적 권위를 부여하려는 시도 또한 당연히 무위하다. 남는 것은 탐사 보도와 같은 다큐성 콘텐츠 뿐이다. 그나마 잘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

김홍열 (성공회대 겸임교수. 정보사회학)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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